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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들려주는 이야기

홈 > 게시판 > 사서가 들려주는 이야기
제목 [그래픽노블] 3편 - 최고의 시리즈 : (NEW 52) 배트맨 1권
작성자이민호
등록일2018/10/12 10:03:54 조회수746

 

덕후와 함께 하는 그래픽노블 여행 안내서

3최고의 시리즈, 완벽한 만화책

(NEW52) 배트맨 1: 올빼미 법정

 

 

1. 배트맨

 Q. 리뷰를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그냥 단순무식하게 재미있는 만화책 없어요?
 A : 배트맨.
 Q. 요즘 만화책 너무 가볍고 뻔한 거 같아요. 진지하면서도 무거운 만화책 없어요?
 A : 배트맨.
 Q. 스토리도 중요하긴 한데, 잘생긴 남자들이 지지고 볶는 브로맨스 같은 거 없을까요?
 A : 배트맨.
 Q. 쾅쾅! 팡팡! 나 액션 좋아한다!
 A : 배트맨.

 

 그래요. 여러분. 이제 와서 고백하지만 예전의 저는 극렬의 마블 팬으로써 DC는 쳐다보지도 않았죠. 다들 포켓몬 좋아하면 디지몬 싫어하고 그랬잖아요? 하지만 배트맨을 영접하고, 저는 과거의 죄를 회개하고 새로운 길로 들어서게 되었답니다. 이제 여러분에게도 배트맨을 전파하고 입덕시키려 합니다. 자, 함께 가시죠!

 

2. 스콧 스나이더 X 그렉 카풀로

 2011년을 기점으로 DC는 세계관을 완벽히 갈아엎고, NEW52 라는 타이틀로 모든 시리즈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때, 배트맨을 새롭게 담당하게 된 작가가 스콧 스나이더(스토리), 그렉 카풀로(그림)입니다. 그런데 스콧 스나이더의 경우, 당시 배트맨을 맡을 사람이 없어서 얼떨결에 맡았는데 그가 낸 시리즈들이 모두 대박을 치게 되지요.
 전 이 두 사람을 ‘배트맨을 가장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그리는 작가들’ 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특히 그렉 카풀로의 작화는 엄청납니다. 액션도 호쾌하고, 세부적인 디테일도 엄청나지만, 무엇보다 인물을 훈훈하게 참 잘 그립니다. 그래서 가끔 다른 작가의 배트맨을 보다 보면 적응이 안 될 때도 있습니다.

 

3. NEW52? 리부트?

 본격적인 책 소개에 앞서, 대체 NEW52가 뭔지 아주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보려 합니다. 일단 우리가 좋아하는 세줄 요약부터 가볼까요?

① DC는 툭하면 리부트를 해서 세계관을 자주 뒤엎는다.
② MARVEL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리부트를 하지 않았다.
③ MARVEL은 대신 툭하면 리런치를 한다.

  그런 표정으로 바라보지 마세요.. 제가 정말 진짜로 최선을 다해서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리부트와 리런치의 개념을 설명해보겠습니다. (비장)

 쉽게 말해, 리부트란 기존까지 이어져오던 설정을 모두 뒤엎어버리고 처음으로 돌아가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영화를 예로 들어 보자면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은 2012년에 <다크 나이트 라이즈> 로 3부작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런데, 2016년에 개봉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배트맨 vs 슈퍼맨> 은 주연배우도 바뀌었지만, 기존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이 가지고 있던 설정은 하나도 가지고 오지 않았잖아요?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한거죠.

 

 

 이처럼 모든걸 처음으로 되돌리는 리부트는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기존의 복잡했던 설정을 모두 없애고 처음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신규독자가 유입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의 고정층들에겐 반발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DC는 그동안 총 5번의 리부트를 하였는데, 가장 최근의 리부트인 이 NEW52는 그동안 무거웠던 분위기를 탈피하고 재미 위주의 작품들을 주로 그려내어 신규와 고정독자 모두를 만족시킨 리부트였습니다. NEW52 이후에 판매량에 있어서 마블을 따라잡았으니 말 다한거죠.
 그런데 마블은 지금까지 그 오랜 기간 동안 리부트를 단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마블은 리런치를 자주 합니다. 리런치는 정말 별 거 없습니다. 기존의 설정은 그대로 둔 채,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는 거지요.
 언뜻 보면, 마블이 더 쉬워보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가끔 마블이 더 복잡할 때가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의 설정이 갑자기 등장하고, 설정이 충돌해 오류가 생기는 일도 많으니까요. 설정이 충돌하면 마블은 어떻게 대처하냐구요? 그냥 대충 얼버무립니다. ㅋㅋㅋㅋ 진짜로요. ㅋㅋㅋㅋ

 

 4. 올빼미 법정

 이제 본격적으로 오늘의 책인 <NEW52 배트맨 : 올빼미 법정>  을 만나보겠습니다. 전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을 ‘고담의 재발견’ 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고담이 뭐냐구요? 배트맨이 활동하는 가상의 도시입니다. 범죄율과 부패율이 상상을 초월하는 도시이지요. 그동안 배트맨 코믹스에서 고담은 단순하게 영웅과 악당이 활동하는 무대로서의 역할이 컸습니다. 하지만 스콧 스나이더는 고담을 단순히 무대장치가 아니라 배트맨의 대립자로 내세웁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돈 많고 잘나가는 사람들이 모여 고담의 사회,정치,경제에 손을 댔고, 이 조직의 이름이 ‘올빼미 법정’ 이라는 거지요. 즉, 고담이라는 도시가 어둠에 의해 만들어졌고, 여전히 어둠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더욱 쉽게 말하면.. 고담을 뒤에서 조종하는 비선실세인 최순X 같은 느낌이네요.

 

 그림 속, 하얀 가면을 쓴 사람들이 고담을 지배하는 비선실세 올빼미 법정입니다. 그리고 검은 가면을 쓴 남자는 그들이 이용하는 암살자인 탈론입니다. 작명센스 정말 탁월하지 않나요? 올빼미는 박쥐의 천적이니까요. 실제로도 1권에서 배트맨은 올빼미 법정에게 당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스콧 스나이더가 스토리를 진행하는 솜씨도, 정말 정석대로이지만 재미있습니다. 먼저 책을 펼쳐볼까요?

 

 펼치자마자 화끈한 전투신이 펼쳐집니다. 배트맨이 악당을 잡아 가두는 교도소인 아캄 수용소에서 악당들이 탈출했는데, 그동안 배트맨 코믹스에서 나왔던 유명한 악당들은 죄다 나왔습니다. 하지만 배트맨이 누구입니까! 이 끔찍한 곳을 집처럼 편안하다며 코웃음을 칩니다. 결과는? 다들 아시는대로..

 

 깔끔하게 발라버리죠. 물론 여기 나오는 악당들이 약한 것은 아닙니다. 스콧 스나이더가 그만큼 올빼미 법정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싶은거죠. “그동안 배트맨에 나온 악당들은 너무 뻔해서 배트맨이 쉽게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배트맨도 전혀 몰랐던 올빼미 법정이 나오면 어떨까?” 라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악당들과도 싸우던 중, 이상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신원 미상의 시체가 발견되었는데, 시체에 올빼미 문양이 그려진 검이 꽂혀있고, 벽에 소름끼치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아 브루스 웨인이 누구냐구요? 배트맨이 히어로로 활동하지 않을 때는 웨인 엔터프라이즈를 경영하는 잘생긴 억만장자 브루스 웨인으로 활동합니다. DC에서 손꼽히는 부자인데, 보통 팬들 사이에서 억만장자라고 하면 마블의 토니 스타크(아이언맨), DC의 브루스 웨인이죠.
 그렇게 누군가 브루스 웨인을 암살한다고 협박하니 배트맨의 주위 사람들은 이것이 고담에서 전설로만 내려져오던 올빼미 법정의 짓이 아닐까 걱정합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고담의 전설이라 여기고, 고담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다 자부하는 배트맨은 올빼미 법정의 정체를 믿지 않습니다. 그런데 뜨하!

 “브루스 웨인. 올빼미 법정은 너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라며, 암살자가 찾아옵니다. 하지만 배트맨이 누구입니까! 어찌어찌 암살자인 탈론을 처리하지만, 아직도 올빼미 법정의 정체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왜냐하면 배트맨은 자기가 보지 않고, 확인하지 않으면 믿지 않는 탐정이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스스로 올빼미 법정의 증거를 찾으러 나섭니다. 그런데 뜨하!

 

그를 미행하던 탈론에게 당해 기절하게 되고, 배트맨은 결국...

 올빼미 법정의 정체와 마주하고, 그들의 미궁에 갇히게 됩니다. 그렇지만 배트맨이 누굽니까....? 과연 그는 미궁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배트맨이 당하는 사이, 올빼미 법정은 스스로의 정체를 드러내어 실질적으로 고담을 장악하려 합니다. 그것도 수십명의 탈론을 동원해서요. 한명의 탈론과 싸우는 것도 버겁던 배트맨이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할까요? 궁금하시다면 직접 책을 펴보시고 배트맨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상상할 수 있는 이상의 재미를 보장해줄 것입니다.
 성공적인 리부트를 통해서 상업성, 작품성까지 모두 갖춘 이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2권인 올빼미 도시까지 이어지니 꼭 필수로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만나볼까요? 히어로들이 편을 나누어 싸우는 비극을 만나보시는건 어떨까요?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이츠 클로버린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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